[인터뷰] 김영숙 피아니스트 '클래식이 꿈이 되어~'필리핀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한국인이 주최하는 클래식 콘서트가 있어 화제다. 기
아대책 기구 주최로 열리는 이번 클래식 콘서트는 수익금 전액을 모두 기아대책에 기부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는 특히,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주최하여, 필리핀내의 기아들에게 희망을 주는 콘서트를 개최한다는데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콘서트는 한국에서 오랜 연주활동을 해온 피아니스트 김영숙씨가 영화음악으로 많이 쓰여지는 쇼팽곡,
CF등에 많이 나왔던 리스트곡 등을 연주하며, 바이올리니스트 이덕근씨는 바이올린 곡 중에서는 가장 테크닉이 뛰어난 곡으로
알려져있는 헬렌위엔니아스키의 곡등을 연주하며, 성악가인 이선례씨는 성가곡으로 유명한 <생명의 양식>을, 성악가인
심성혜씨는 영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에서 여성의 아리아로 가장 인상깊었던 곡이었던 <밤의 여왕>
등을 연주한다. 다양한 레퍼토리와 대중의 귀에 익은 곡들로 선정되어있으며, 피아노와, 바이올린과, 성악이 어우러지게 구성해, 재미를 더했으며, 곡 중간 중간 해설을 넣어, 청중들로 하여금 음악을 듣는 재미를 더욱 배가한다는 구성이다. 특히, 기아들에게 희망을 주는 콘서트인 만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어우러질 수 있는 이벤트 또한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이번 콘서트는, 필리핀 한국국제학교, UST( University of st tomas)등이 후원하며, 오는 11월12일(토) 오후 4시에 마닐라 새생명교회(마카티 파송따모) 에서 열린다.특별히 연주자이면서도 자선 콘서트를 직접 기획하며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김영숙 피아니스트를 만나 인터뷰를 나눠 보았다.Q. 이번 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필리핀에 살다보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길거리의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돈도 주고, 빵도 주지만, 많은 사람들이 또 이야기하기를, ‘그들에게 돈을 줘봐야 술이나 마약을 사먹는다’, ‘그들에게 돈을 줘봐야 더욱 게을러질 뿐이다’ 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은 길거리의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프면서도 어떤 행동을 취해야하는건지 그저 당황하게만 되는 거 같아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러던중 기아대책본부를 알게 되었고, 기아대책본부는 세계적인 단체이니, 그런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마침, 다니는 교회의 장로님이 필리핀 기아대책본부의 임원으로 계셔서, 좀더 쉽게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콘서트를 기획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역시 홍보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아무래도, 자선 콘서트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와줘야할텐데, 많은 사람들이 오게 하려면 홍보를 잘해야하는데, 그럴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가 않았지요. 한국 같으면, 음악전문잡지도 많고, 제가 소속되어있던 단체들, 제가 강의 나가는 학교들도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홍보를 할 수 있었는데, 이곳 필리핀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부족하니,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Q. 그래서 어떻게 하셨나요? 뭐, 발로 뛰었지요. (웃음) 일단 한국사람들이 하는 가게란 가게는 다 찾아다니면서 포스터를 붙여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기 힘든 지역에는 아는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지요. 그쪽 지역에서 좀 친분이 있는 가게에 가셔서 이 포스터 좀 붙여달라고 하시라고요. 그것도 가장 잘 보이는 쪽으로 붙여달라고 부탁을 했지요. 많은 분들이, 생각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서 열심히 해주시는 바람에 홍보를 잘 하게 된 거 같아요. Q. 연주자가 직접 포스터를 들고 돌아다닌다는데서 오히려 감동했겠는데요? 하하. (웃음) 맞아요 쉽게 붙여주는 곳도 있었지만, 꺼리는 곳도 많았어요. 그리고 친분이 있는 곳이야, 쉽게 붙여줬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조금 꺼리기도 했어요. 그러나, 콘서트의 의도를 잘 설명드렸더니, 대부분 기꺼이 붙여주셨구요.특히 사진에 나와있는 피아니스트가 저이다보니, 흔쾌히 붙여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물론, 밥도 많이 사먹고, 먹을거리도 많이 사고, 머리도 많이 손질하고 했지요. 그냥 붙여달라고 할 수는 없으니깐요. (웃음) Q. 함께 연주하시는 분들과는 어떻게 팀을 이뤄게 되신 건가요? 제가 ‘발굴’했다고 하면 이상한가요? 하하(웃음) 바이올리니스트인 이덕근씨는 교회에서 만나게 되었는데요, 한번 연주하는 것을 보고는 제가 강력하게 추천해서 교회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솔로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각종 행사때마다 제가 강력하게 추천할만큼 능력이 뛰어난 분입니다. 아직 젊기 때문에 연주경험은 많지 않지만, 제가 볼때는 유진박이나 용재오닐을 능가할만큼의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들어보시면 놀라시게 될거에요. 소프라노인 이선례씨는 아는 분 소개로 만나게 되었는데, 그 소리의 호소력에 크게 놀랐습니다. 마치 마리아칼라스가 환생한 것과 같이 느껴질 정도니깐요. Q. 그런데, 필리핀에는 어떻게 오시게 된건가요? 남편 사업 때문에 따라오게 되었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이곳에 오는 것이 너무 많이 망설여졌어요. 모든 것을 다 버려두고 와야하니깐요.그런데, 막상 와보니, 한국에서 하던 일을 똑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요. Q. 앞으로도 이런 콘서트를 계속 하실 계획이신가요? 네. 제가 힘이 닿는다면, 매년 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요, 필리핀에 거주하시는 많은 한국분들의 문화적인 갈증이 대단히 크다는 사실이에요. 한국 같으면, 하다못해, 문화센터에서 수강생들이 하는 발표회 같은 것이라도 많이 있는데, 필리핀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구요, 또, 필리핀에 사는 사람으로서 필리핀의 아픔을 모른체할 수도 없는 일이니, 제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최선을 다해서 도와야겠지요. 그럼 이번 콘서트 상황리에 마치고, 좋은 뜻, 잘 펼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