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째날 (5월 19일) : 제일 처음 시작한 일리한(Iligan)에서 수리가오(Surigao)까지의 여정. 400km이상의 긴 콘크리트 고속도로 여행이 시작되었다.
수리가오의 호텔에서 생기를 되찾은 우리 일행은 해질무렵에 시장을 한번 둘러보다 너무나 신선한 해산물들이 풍성하게 있는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직 살아서 색을 바꾸는 오징어부터 시작해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giant clam(taklubo), King crab, puffer fish 등, 지금까지 우리 생애에 본 최고의 신선하고 풍성한 해산물 시장이었다.
그곳의 식당에서 우리는 우리가 본 모든종류의 해산물들을 요리해 달라고 부탁했으며 그날의 저녁은 여행 전체일정 중 최고의 만찬이었다.
여행 둘째날 : 타클로반(Tacloban)의 한 마사지사(로키 슈스미스)가 우리에게 귀뜸해 주었던 타클로반의 특별한 먹거리는 설명이 더 그럴듯 했다.
다름아닌 똔또 피시-tonto fish (바보물고기-dumb)가 그것. 이 물고기는 특징이 한마리가 그물에 걸리면 그 주변에 있던 물고기들이 집단으로 그물 속으로 같이 뛰어든다는 것. 일명 집단자살을 감행한다는 특이한 어종이다.
호기심에 우리 일행은 닭요리와 돼지고기 요리에 곁들여 1kg의 똔또물고기 요리를 주문했다. 그리고 계산서를 받아본 우리들은 그때 이 물고기의 진정한 또하나의 이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 물고기 요리 하나가 나머지 모든 요리들을 합한 금액보다 많이 나왔기 때문. 그래서 이 물고기가 똔또(바보)라고 불린 이유는 그 물고기 보다 이 물고기 요리를 시켜서 먹은 우리가 더 똔또(바보)라는 것!
3일째 되는 날 : 따클로반에서 정말 잊지 못할 강한 인상을 남긴것은 도심 한 복판에 서 있는 산토 니뇨 성당이었다.
도심지 중심에서 번쩍이고 있던 산토 니뇨 성당(Sto. Nino Shrine)은 도심의 자랑이라 하기보다 너무 어처구니없다는 거부감만을 안겨주었기 때문.
루이 황제의 오리지널 의자, 고풍스러운 4개의 기둥이 세워진 침대들, 유럽산 샹들레아, 거대한 유화, 댄스장 보다 더 큰 욕조, 바닥부터 천정까지 장식된 모든 종류의 보석 및 진귀한 골동품들을 보니 너무 고상하고 부유한 사치스러움이 넘치는 것이었다.
이날 배운 중요한 한가지는 ‘필리핀 정부가 아무리 세금을 걷어도 국가 경제발전에 투자하기에는 항상 턱없이 부족한 근본적인 이유'였다.
4일째 : 다음으로 만난것은 사말(Samar)까지 쭈욱 이어져 있는 다리와 비콜(Bicol)로 향하는 페리행이었다. 먼저 모두의 시선을 끈 것은 바로 필리핀에서 가장 길고 유명한 다리인 2km의 산주아니코 다리(San Juanico Bridge)였다. 우리 일행은 차에서 내려 다리가 들어가 있는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고 큰 버스나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정신없이 흔들리는 다리에서 몸을 지탱하느라 식은땀을 흘리느라 바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