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피노는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으로 아주 유명하다. 지금 당신이 승차해 있는 버스운전사, 안내양, 거리의 잡상인, 청소부, 경비, 치과의사, 버스에서 당신 곁에 앉은사람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나 행사에 관계없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혼자 흥얼거리는 노래는 다행이 필리피노가 노래를 잘하는 이들이 많기에 그다지 귀가 따가울 정도로 나쁘지는 않다.
특히 타이타닉이 한참 유행했던 시절 어디를 가던지 이 노래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필리피노의 타이타닉 사랑은 각별했다.
노래를 사랑하는 필리피노의 모습은 유명한 “Singing Cooks and waiters”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을 탄생시켰다. 이곳에서는 문을 열어주고 서빙을 보는 웨이터, 웨이트레스 뿐 아니라 가드(경비), 주방장까지!!! 모두 노래를 하며 춤을춘다.
메뉴판과 빗자루, 쟁반을 들고 노래하는 웨이터, 웨이트레스와 긴 국자, 밥주걱, 해산물, 과일을 들고나와 한곡조 주~욱 뽑고 춤을추는 주방장을 보는것은 참 특이한 체험이다.
가라오케나 싱어롱 업소가 자리잡고 있는 붐비는 교차로에 특별히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한다면 아마도 근처의 싱어롱 업소나 가라오케에서 교통경찰관이 마이크를 잡고 열창을 하고있을 가능성이 높다.
필리핀 선거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바로 선거유세때 누가 재미있는 노래를 가지고 출마자의 활동을 설명했는지에 대해 승패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크고 작은 선거가 있을때마다 사람들에게 친숙한 가락에 재미있는 후보설명을 담은 노래를 싣고 골목골목을 누비는 선거유세차량을 보면 필리핀이 노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 뿐 아니라 데모나 시위를 할때에도 빠질 수 없는 노래는 바로 이들의 사상과 구호를 담은 코믹한 노래로 이 사람들이 시위를 하려고 모였는지 아니면 놀러 왔는지 분간을 하기가 힘들 정도로 낙천적이고 느긋한, 노래를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