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문화적 차이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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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코리아포스… 댓글 7건 조회 4,281회 작성일 11-07-04 12:25본문
거리에서 일반택시가 사라진 지도 한참이나 되었다.
여기서 일반택시라 함은 에어컨이 달려 있지 않는 택시를 말함이다.
1990년 초에만 해도 의례 일반택시였다. 그러던 것이 불과 몇 년 사이에 한 둘 에어컨 택시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서로 경쟁이 붙어서 너도 나도 에어컨을 단 택시가 거리를 누비게 되었다.
그래서 경쟁적으로 택시에 영어로 써 붙인 광고가 에어컨 택시임을 강조한 Air-condition Taxi인 것이다.
에어컨을 장착한 시원한 택시이니 안심하고 타도 좋다는 뜻이다.
“참 웃긴다!”
한국에서 잠시 필리핀에 다니러 왔던 K라는 청년에게 저러한 사연의 설명을 하니 우스워서 죽겠다는 듯 하하거리며 웃는다.
그렇게 된 경위를 잘 알려 드렸는데도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택시에 에어컨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에어컨 택시라고 광고까지 써 붙이고 다닐 이유가 뭔가 하였다.
당시 에어컨이 없는 택시는 기본료가 12페소였고, 에어컨을 단 택시는 그보다 비싼 20페소 정도였다.
무더위에 습관이 되어 있는 필리핀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택시를 타는 사람들 중에 에어컨 택시를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모두 에어컨 택시를 선호하게 되자 일반택시는 경쟁력을 잃고 자멸(?)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버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버스의 경우도 택시와 마찬가지로 일반버스가 있는가 하면 에어컨버스가 있다.
그러나 일반버스의 경우는 그것이 대중교통 수단이라서 그런지 오늘날까지 거리를 힘차게 달리고 있음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대중들이 그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이었다. 그 일반버스가 에어컨 버스보다는 차비가 싸고 창문이 열려 있어서 관망이 좋기는 하지만 매연과 열기가 봇물 터지듯이 들어오기에 그것이 문제라면 문제라고 하겠다.
1∽2시간은 그렇다고 해도, 일반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한다든가 하는 경우에는 참을 수가 없는 고역의 연속인 것이다.
한 번은 선교정탐 차 사마르섬으로 갈 때였다.
그날따라 에어컨 버스가 만석이라서 할 수 없이 타게 된 것이 일반버스였다.
약속이 되어 있었음으로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밤새우며 달리다가는 서고, 섯다가는 달리곤 하는데, 열기와 매연에 온 몸이 찌들고 숨이 막히고 하여서 지옥행인들 이보다 더 할까 싶었다.
그렇다면 장거리 여행에 있어서 에어컨 버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일반버스의 반대라 할 것이다.
열기에 찌드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에어컨 버스가 어찌나 추운지 그 추위에 동태가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K에게 악명 높은 일반버스와 에어컨버스 이야기를 해주었다.
K는 마침 사업차 비콜 지역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에어컨 버스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해주었다. 그러면서 조심하라고 충고 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다시피 냉방버스는 에어컨 버스이다.
여기서 냉방버스라 함은 그 버스가 최고도로 에어컨을 틀어놓고 달리는 버스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에어컨을 조정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4∽5시간은 그렇다고 해도, 12시간 이상을 밤새워서 달리는 경우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냉방버스가 아니라 이는 아예 냉동버스라고 함이 더 옳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승객들의 태도이다.
에어컨 버스가 냉동버스가 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의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천연덕스럽게 미리 준비한 두터운 점버를 꺼내 입는다든가 침구 같은 것을 덮고서 그 맹렬한 추위를 오히려 흐뭇한 표정으로 즐기고 있음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일반택시와 에어컨 택시, 그리고 계속해서 일반버스와 에어컨 버스에 대해서 대비하여 이야기를 하니 K가 이번 경우가 더욱 웃긴다는 듯 배꼽을 잡고 웃는 것을 그치지 않는다.
그런 것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문화적인 차이야! 문화적인 차이!”
내가 애써 그렇게 부르짖었다. 그리고 이해를 당부하였다.
제발 이번에 비콜에 가서 필리핀 사람들을 만나거든 그런 이야기를 비난조로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였다.
후임담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어디 있느냐’하고, 그 웃기 잘하던 K가 비콜 지역을 갈 때 두터운 쉐터를 준비해 갔다는 소식이다.
오오, 필리핀에 왔으면 필리핀 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K가 그렇게 빨리 깨달을 줄이야!
여기서 일반택시라 함은 에어컨이 달려 있지 않는 택시를 말함이다.
1990년 초에만 해도 의례 일반택시였다. 그러던 것이 불과 몇 년 사이에 한 둘 에어컨 택시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서로 경쟁이 붙어서 너도 나도 에어컨을 단 택시가 거리를 누비게 되었다.
그래서 경쟁적으로 택시에 영어로 써 붙인 광고가 에어컨 택시임을 강조한 Air-condition Taxi인 것이다.
에어컨을 장착한 시원한 택시이니 안심하고 타도 좋다는 뜻이다.
“참 웃긴다!”
한국에서 잠시 필리핀에 다니러 왔던 K라는 청년에게 저러한 사연의 설명을 하니 우스워서 죽겠다는 듯 하하거리며 웃는다.
그렇게 된 경위를 잘 알려 드렸는데도 일반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택시에 에어컨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에어컨 택시라고 광고까지 써 붙이고 다닐 이유가 뭔가 하였다.
당시 에어컨이 없는 택시는 기본료가 12페소였고, 에어컨을 단 택시는 그보다 비싼 20페소 정도였다.
무더위에 습관이 되어 있는 필리핀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택시를 타는 사람들 중에 에어컨 택시를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모두 에어컨 택시를 선호하게 되자 일반택시는 경쟁력을 잃고 자멸(?)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버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버스의 경우도 택시와 마찬가지로 일반버스가 있는가 하면 에어컨버스가 있다.
그러나 일반버스의 경우는 그것이 대중교통 수단이라서 그런지 오늘날까지 거리를 힘차게 달리고 있음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대중들이 그를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이었다. 그 일반버스가 에어컨 버스보다는 차비가 싸고 창문이 열려 있어서 관망이 좋기는 하지만 매연과 열기가 봇물 터지듯이 들어오기에 그것이 문제라면 문제라고 하겠다.
1∽2시간은 그렇다고 해도, 일반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한다든가 하는 경우에는 참을 수가 없는 고역의 연속인 것이다.
한 번은 선교정탐 차 사마르섬으로 갈 때였다.
그날따라 에어컨 버스가 만석이라서 할 수 없이 타게 된 것이 일반버스였다.
약속이 되어 있었음으로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밤새우며 달리다가는 서고, 섯다가는 달리곤 하는데, 열기와 매연에 온 몸이 찌들고 숨이 막히고 하여서 지옥행인들 이보다 더 할까 싶었다.
그렇다면 장거리 여행에 있어서 에어컨 버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일반버스의 반대라 할 것이다.
열기에 찌드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에어컨 버스가 어찌나 추운지 그 추위에 동태가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K에게 악명 높은 일반버스와 에어컨버스 이야기를 해주었다.
K는 마침 사업차 비콜 지역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에어컨 버스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해주었다. 그러면서 조심하라고 충고 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시다시피 냉방버스는 에어컨 버스이다.
여기서 냉방버스라 함은 그 버스가 최고도로 에어컨을 틀어놓고 달리는 버스이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에어컨을 조정하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4∽5시간은 그렇다고 해도, 12시간 이상을 밤새워서 달리는 경우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냉방버스가 아니라 이는 아예 냉동버스라고 함이 더 옳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승객들의 태도이다.
에어컨 버스가 냉동버스가 되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의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천연덕스럽게 미리 준비한 두터운 점버를 꺼내 입는다든가 침구 같은 것을 덮고서 그 맹렬한 추위를 오히려 흐뭇한 표정으로 즐기고 있음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일반택시와 에어컨 택시, 그리고 계속해서 일반버스와 에어컨 버스에 대해서 대비하여 이야기를 하니 K가 이번 경우가 더욱 웃긴다는 듯 배꼽을 잡고 웃는 것을 그치지 않는다.
그런 것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문화적인 차이야! 문화적인 차이!”
내가 애써 그렇게 부르짖었다. 그리고 이해를 당부하였다.
제발 이번에 비콜에 가서 필리핀 사람들을 만나거든 그런 이야기를 비난조로 이야기 하지 말라고 하였다.
후임담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어디 있느냐’하고, 그 웃기 잘하던 K가 비콜 지역을 갈 때 두터운 쉐터를 준비해 갔다는 소식이다.
오오, 필리핀에 왔으면 필리핀 식으로 살아야 한다는 진리를 K가 그렇게 빨리 깨달을 줄이야!
백삼진 [email protected] (수필가, 선교사)
댓글목록
꼬다리님의 댓글
꼬다리 작성일이해가 갑니다....
웅컁컁122님의 댓글
웅컁컁12… 작성일
아 그렇군요. 어쩐지 사무실 에어컨을 냉장고 처럼 틀어놓고 있다 했더니.
그래서 직접 끕니다...ㅡㅡ;
Jay님의 댓글
Jay 작성일에어컨버스 정말...냉방이 좀 심하죠. 잠바없으면 감기걸리겠더라구요.
레이슈님의 댓글
레이슈 작성일에어컨버스는 필리핀뿐만아니라 다른 동남아시아 나라에서도 거의 냉동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ㅜㅜ
너무조은님의 댓글
너무조은 작성일잘 읽고 갑니다
choy님의 댓글
choy 작성일냄새 때문에 에어컨을 심하게 튼다는 말도 있던데요........
산가마니님의 댓글
산가마니 작성일유익한 정보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