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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과는 골프치기 싫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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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싱글골퍼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735회 작성일 11-03-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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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된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 동창녀석이 통 사정을 하더군요. 주중 라운딩 한번 나가자고.

친구 사이에 먼 주중 라운딩에 통사정인가 싶었는데... 나가보니 사정할만 했습니다.

그 친구가 고등학교 선배라며 함께 나온 인간...

저보다 3살 많은 사람으로 중견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이라더군요.

한눈에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 인간이었습니다. 왜 아시죠?? 목에 깊스 하고 댕기는.. 옷도 머 글케 입은..

 

간단한 인사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는 머 그리 기분 나쁜 인간은 아니었습니다.

클럽하우스에서 이루어진 아침식사 내내 그는 자기 병원 자랑을 해댔습니다.

머 그것도 이해합니다. 이제 겨우 40을 넘긴 나이에 자기 병원을 그것도 꽤나 규모있게 만들 수 있었다면

그것도 나름 인정해야할 일이라 생각했었던 것이지요.

다만 그것이 자기를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기 위한 말투라는 점에는 기분이 좀 상했지만 서두요..

 

그러나 골프가 시작되고 나서..

저는 왜 내 친구가 그렇게까지 사정을 해댔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기 오비 나는 샷은 전부 자동 멀리건이더군요.

어웨이가 무엇인지는 모르는 사람같았습니다. 자기 샷 준비되면 무조건 날리고

자기 샷이 잘못되면 무조건 연습샷을 해댔습니다. 심지어는 퍼팅을 하고 있는 제 머리 위로

어프로치 샷이 날아가기도 하더군요.

그것까지도.. 친구의 선배라.. 물론 제 선배이기도 하지만 저는 학교 다닐 때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제가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더 심한 것은 캐디를 대하는 그 사람의 태도였습니다.

그 사람에게 캐디의 이름은 존재하지 않더군요.

무조건 "야!" "너!"가 전부였습니다.

카트에서 자기 클럽을 챙겨가는 일은 절대 없더군요. 뒷짐진 채 걸을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그린 위에서 자기 공에 마크를 하기는커녕 라이마저도 캐디가 놓아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프로치도 물론 캐디에게 거리를 물어보고 하더군요.

 

왜 그런 인간들의 공통점이 있지요??

제대로 붙으면 자기의 능력.. 오바되면 캐디가 거리를 잘못 부른 걸로 치부하는..

이 인간은 그 정도를 훨씬 뛰어넘는 인간이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봐도 자기가 심하게 당겨친 퍼터에서

"미친년, 거리도 못보더니 라이도 지랄이네.."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캐디는 얼음처럼 굳어져서 얼굴만 붉히고 있더군요.

그 퍼터를 실패해서 버디를 못 잡은 그 인간은 - 그 홀에서 그가 버디를 했다면 꽤 큰 돈을 딸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아예 작정을 한듯 캐디를 갈구기 시작하더군요.

 

한여름에 더운 녹차를 찾지 않나

일부러 9번 아연 가져오라 한 후에 다시 8번 아연을 시키지 않나

그것두 9번을 자기가 가져오라 해놓구는 거리 않 맞는 채 가져왔다고 페어웨이에 클럽을 던져버리고는

"넌 회원 거리도 모르냐? 대학도 못 나온 것들은 할 수 없어.. 야! 그저 하는 건 뛰는 거 밖에 없지?? 8번 가져와!"

 

일을 잘하는 캐디였습니다. 클럽도 항상 물에 씻어서 닦아놓고 말없이 성실하게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래서 제가 위로해주느라 농담도 걸고 그러며 위태롭게 경기를 진행시키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기도 했구요.. 미친개에게 물린 그 캐디가..

 

그리고 그 다음 홀에서 결국 사고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50야드 어프로치를 남긴 그 인간이 또 캐디에게 묻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왼쪽에 50야드 말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론 캐디는 50야드라고 말했고, 그 인간은 날볼을 쳐대는 바람에 그린을 왕오바해서 오비를 냈습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상황에서 이 인간은 과도하게 지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클럽을 바닥에 내팽겨치더니

"이 씨발. 내가 별 미친 년을 만나서 게임이 안 되네.."

그 순간 눈물이 그렁그렁한 캐디가 그 인간에게 대고 한마디 해버린 것입니다.

"회원님 저도 인간이고 제게도 이름이 있어요. 그리고 제가 그런 막말을 들을만큼 행동했다고.."

"머야 이 미친년이?"

제가 끼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죠.

 

"이봐 **씨 지금 뭐하는 짓이야!!"

그 인간은 흐뭇한 표정이 되었고, 그나마 자기를 유일하게 위로하고 농담도 해주던 제게

이런 말을 들은 캐디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말했죠.

 

""**씨 아무리 손님이 개라고 언니까지 개노릇하겠다는 거야?? 회사에서 그렇게 교육 받았어??

지금 뭐하는 짓이야! 이럼 손님하고 똑같이 노는 거잖아?? 세상 그렇게 막 살아도 돼??"

 

그 이후의 상황을 굳이 설명을 안 드려도 될 것 같네요..

그 성격 드러운 인간은 한두홀 참더니 결국 급한 일이 있다며 백을 빼서 가버렸습니다.

완전 왕재수죠.. 그 인간 빠진 나머지 몇홀은 나름 즐겁고 유쾌하게 지냈던 것 같네요..

 

제발 우리 이러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캐디는 여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캐디는 종이 아닙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캐디는 인간입니다.

함부로 부르고 자기가 해야할 모든 일을 시켜놓고는 책임전가하고

기분 나쁘면 화풀어주는 도구가 아닌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동반자이고 게임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소중한 존재인 것입니다.

가끔 필리핀에서 골프를 치다보면

위의 인간만큼은 아니더라도 필리핀 캐디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인간들... 정말 함께 라운딩 안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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