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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앙헬레스 트라이시클 권총 강도 사건

페이지 정보

글쓴이 : 김남주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0건 조회 1,049회 작성일 13-07-03 13:12

본문

토요일밤 11:40분

 

와이프에게 12시까지 귀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인과의 술자리를 서둘러 정리하고 'im going home'문자를 


보내고, 임신한 아내가 먹고싶다고 하는 사과를 사러 jj마트 맞은편 과일가게에 들렀다.

 

100p 치 사과를 구입하고, 담배가 떨어진 나는 지프니정류소 건너편에 있는 환전소를 향했다.

 

(두개가 붙은 환전소 중 오른쪽 환전소에서 말로보 블락을 55p 판매한다)



건너편에서 환전소가 문을 닫은걸 확인한 나는 그옆 트라이 정류소 트라이를 타지않고, [결정적인 실수다]

 

조금전 과일집앞에서 '뜨라이~' 외쳤던 놈이 눈에 밟혀 몇걸음이지만 다시 돌아가서 트라이를 잡아탄다.



'빌라솔 오리곤 스트릿 100 오케이?'

 

잘모르겠단 표정을 짓길래... '비사이드 알엔비' 하니 아~ '디레쵸 인사이드?' 하길래 '오오 ' 하고 탑승했다.

 


피곤했던 나는 살짝 눈을 감고 있다가 튠호텔쯤 왔을까? 하고 눈을 떠보니 겨우 페트론이다.

 

가만보니 1단기어 넣고 가는것 같았다.

 


많은 차들, 오토바이, 트라이시클이 우리를 추월해간다. '운전이 서툰놈인가 보네.' 하고 생각했다.

 

 

알앤비앞에 다다른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12시까지 가겠다고 했는데 넘었나 확인하기위해서..

 

12시 1분전이었다.

 

알엔비 옆 골목을 들어가본 분들은 별로 없을거다.



왼쪽은 오아시스호텔 담벼락이고, 오른쪽은 알엔비 담벼락 다음, 마하라자 호텔 담벼락이 나오고 50m쯤 들어가면 


담벼락이 끝날즈음 왼쪽으로 약간의 커브가 있다.

 


그쯤에 땅이 살짝 꺼진 부분이 있는데 거기서 속력을 줄이는 순간 !


' 돈 샤우트! 아일 킬유!' 하면서 두놈이 트라이 안으로 뛰어들면서 내 목에 총을 갖다 댔다.

 

그냥 멍했다.....

 


마주보고 한놈이 앉고, 내옆에 한놈이 앉아서 목에다 총을 겨누고, 소리지르면 죽인다. 조용히 하면 안죽인다. 를 계속 


반복해서 나에게 말했다.

 

'알았다. 걱정마라.' 입술에 내 손가락을 갖다대고 소리지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골목을 되돌아서 나가서는 다시 필즈방향으로 달린다.

 

캔디바를 약간 지나서 3거리 꺽어지는곳에서 드라이버 뒷자리에 한놈이 더 탄다.

 


이제 일당은 총4명이다.



삼거리에서 헨손빌 방향으로 달리는 도중 우선 나의 시계를 뺏아서 오른손목에 착용하고는 묻는다.

 

'이 시계 얼마 짜리냐?'

 

십년도 더 된 시계지만 구입당시 $1000 조금넘게 면세점에서 구입한 시계였는데 너무 비싼시계라고 해도 나를 부자로 


인식할것 같고, 너무 싸게 말해도 허탈해할것 같아서 2만페소쯤 하는거라고 했다.

 

지갑을 내놓으라고 하길래 평소 이용하는 머니클립을 꺼내서 던져줬다.

 

그날따라 잔돈을 많이 만들어 놓아서 두께는 상당했다.

 

대강의 지폐양을 보고는 나름 만족하는 표정을 지은것 같다.

 

'셀폰 내놔'

 

사용하는 아이폰 4를 꺼내 주면서 보니 와이프에게 10여통의 텍스트와 미스콜이 온게 보인다.

 

'임신한 와이프가 얼마나 걱정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살아야된다. 일단은 살아야된다.

 

나만 바라보는 순진하고 어린 와이프와 곧 태어날 아이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



'셀폰팔면 얼마 받을수 있냐?'

 

'아마 7천은 받을수 있을거다'

 

한국돈 천원짜리 7장이 가방에 있었는데 한국돈 천원이 얼마냐 묻는등 똑똑한 놈들은 아니었다.

 

 

'니 캐쉬카드는 어디있냐?' 


'지갑에 있다' 하고 지갑을 꺼내 지갑안의 시티뱅크 카드를 보여주니 다시 집어넣으라고 한다.

 

사실 시티뱅크 통장엔 돈이 없었다.

 

한국 계좌 통장에만 돈이 있었는데 이걸 살짝 트라이 밖으로 던질생각을 잠시했지만 생각만 났을뿐 실행하진 못했다.

 

 

'내 아이가 아파서 300,000p 가 필요하다'를 계속말했다.

 

 

핸손빌을 지나 앙헬레스를 지나서 깜깜한 길을 한참을 달리다 드라이버 뒷쪽으로 한놈이 더올라탄다.

 

 

처음 시계와 현금을 뺏을때만해도 이제 셀폰만 뺏은다음 으슥한데서 나를 던져놓고 가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그게 아니다.

 

 

나를 왜이렇게 멀리 끌고 가는것일까?

 

 

산속으로 끌고가서 나를 죽일려는걸까?

 

30만 페소가 필요하다는데 나를 감금한 다음 한국으로 전화를 걸게 만들어서 최대한 돈을 뽑아내려는걸까?

 

 

만약 그런일이 벌어진다면 나를 기다리는 와이프는? 뱃속의 아이는?

 

이런생각들이 나를 괴롭혔다. 

 


시계가 없으니 시간이 어느정도 흘렀는지 알수가 없다.

 

느낌으론 한시간 쯤 지난것같다.

 

점점 불빛이 없는 산쪽으로 가는것 같다.


'헤이 브라더. 니 아이가 아프다고?

 

'그래'

 

'아들이야 딸이야?'

 

'아들'

 

'내가 가진거 모든걸 줄게. 내가 돈이 많이 없어서 미안해. 생각해봐. 내가 돈이 많다면 차를 운전해서 다니지 않겠어?

 

내가 돈이 많다면 그동네에 살겠어? 우리집 렌트비가 얼만지 알어? 2500페소야.'

 

'닥쳐. 눈감어 눈뜨면 죽일거다.' 하길래 오케이 하고 눈을감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헤이 브라더. 우리와이프도 임신해서 나도 곧 아빠가 돼.우리 와이프가 먹고싶다고 해서 사과사서 집에가는 길이었어

 

지금쯤 우리와이프가 많이 기다릴거야.'

 

'니 와이프가 필리피나야?'

 

'응 맞어. 비사야, 레이떼 출신이고, 우린 1년가까이 살았어. 곧 내아이가 태어날거야.


 

내가 가진거 모든걸 주고, 너의 아이를 위해서 내가 기도해줄게. 난 너를 이해할수 있어.

 


만약 내 아이가 아프고, 내가 돈이 없다면 나도 너처럼 했을거야.

 


브라더. 너를 이해할게. 니 아들은 곧 괜찮아질거야. 내가 빌어줄게.

 


지금 당장 은행에가자. 내가 비밀번호 알려줄게. 너는 돈을 찾으면돼.

 


근데 다 가져가고 나 집에갈 트라이시클비 100페소만 줄래?

 


우리와이프가 나를 걱정하면서 기다릴거야. 100페소 만줘'

 

 

[오케이란 말을 기다렸다. 그말은 나를 죽이지 않고 돌려보내주겠단 뜻이기 때문에]

 

 

앞에앉은놈이 닥치고 눈감으라고 한다.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내린다.


산골짜기 어디선가 트라이시클을 세운다.

 

트라이시클 시동을 끄니 아무런소리도 안들리고, 불빛도 없다.

 

 

'내려'

 


못들은척했다.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다.

 

 

'내려서 여기에 서'

 


천천히 트라이시클 밖으로 나왔다. 내려서 보니 산중턱에 있는 농구코트 였고, 한쪽으로 스탠드도 있었다.

 

 

'가방내놔'

 

가방을 천천히 벗어서 주고 손은 트라이 시클지붕에 대고 있었다. 최대한 저항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줬다.

 

한놈이 나머지 주머니를 뒤진다. 이미 다 빼줬기 때문에 가져갈건 더이상 없었다.

 

 

내 가방을 열어서 안에 내용물을 바닥에 쏟아부었다. 쏟아진 내용물을 뒤적거리다가 지갑을 먼저 줍고, 


사무실 열쇠를 집어들더니 나에게준다.

 

살았다......

 

열쇠를 준다는 의미는 나를 돌려보내겠다는 뜻이므로 긴장이 확 풀렸다. 다시 트라이에 앉으라고 한다.

 

아까는 없었던놈이 오토바이 뒷좌석쯤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나를 들여다보며 불붙인 담배를 내민다.

 

 

입술과 목이 엄청 말랐지만 건네주는 담배를 순식간에 피우고,

 

'헤이 브라더~ 메똥 빠 시가릴료 플리즈~' 했다. '우와 너 빰빵안도 알어?'

 

'조금밖에 몰라. 우리 와이프가 필리피나라서 조금 배웠어'

 

'어디출신인데?' '비사야 레이떼'

 

'나도 비사야, 사말 출신이야'

 

'담배하나 더줄래?'

 


최대한 이놈들의 적개심을 없애고자 했다.

 

풀려날때까진 풀려난게 아니므로 저놈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너희 들을 미워하지 않겠다 라는 뜻을 내비치지 않기 


위해서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

 

 

일렉트릭 빌을 유심히 본다. 휴대폰 불빛을 비춰서 주소도 보고, 요금이 얼마나왔는지도 꼼꼼히 본다.

 

'헤이 브라더. 요금이 파이브 헌드레드 플러스지?

 

우리집엔 티브이도, 냉장고도, 에어컨도 없어, 선풍기 하나뿐이라서 전기요금이 500 정도 밖에 안나온다구.

 

내가 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하다 브라더.'

 

 

루이비똥은 아는지 지갑은 가져가고 내 아이디와, 자기들에게 필요없는 물건들은 가방에 넣어서 돌려주었다.

 

크로스백이 $900 짜리였는데[D&G] 그냥 주다가 다시 뺏아서 상표를 보더니 다시 준다.

 

어떤놈이 나이키 운동화를 만지작 거렸는데 벗으라고 하진않았다.

 

다시 거꾸로 한참을 달렸다.

 

이름모를곳에 트라이를 세우고 돈을 찾으러 간다.

 

'브라더. 미안하지만 시티은행 카드에는 돈이 없어. 어쩌면 천페소쯤 있을지도 모르니까 한번 확인해보고,

 

한국 통장에는 10000페소에서 13000페소 정도 있을거야. 얼른 가서 찾어. 아무 atm 에서나 찾을수 있어'

 

 

두놈은 그때까지도 총을 들고 나를 지키고 있고 세놈이 가서 한참을 씨름 하더니 돈을 다 찾았는지

 

돌아와서 나에게 현금카드 두장을 던져주고는 빠른걸음으로 사라진다.

 

 

트라이 기사놈 한놈만 남고 모두 사라지고 트라이는 또 어딘가로 향한다. 지들끼리 따갈거릴때 들었는데 트라이시클 


정류소에 내려주고 오라고 했었다.

 

 

 

한참을 달려 어디선가 나보고 내리란다.

 

두시간을 넘게 트라이안에 구겨져 있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비가내렸지만 우산도 쓰지않고 기지개를 켜며 트라이 드라이버를 쳐다봤다. 나를 태운놈은 아닌듯했다.

 

 

'아임쏘리 썰....'

 

일그러진 표정으로 아임쏘리란다.

 

웃음이 났다.

 

웃으며 말했다.

 

'다시는 이러지마. 너희들이 계속그러면 앙헬레스에 외국인들이 안올거야.

 

다시는 그러지마 다시는...'

 

댓글목록

필사랑님의 댓글

필사랑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헉... 정말 다행입니다. 아무일이 없으셨다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이..세뀌들 할짓이 없어서 남주님 다음에는 그지역에서 봉사함 합시다. 나름 인지도도 쌓고 신임을 얻으면 그래도 조금은 안전한 필.생활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사와에게는 이야기 하시지 마시기를... 아낙이 있으니 몸 생각해서 아무래도 조금은 필.아사와의 영향도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정말로 놀라셨겠어요... 건강한 아낙 출산 하시길바라고 행복한 가정 꾸려 주세요...

Dolph님의 댓글

Dolph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
제가 있던 동안에 한번도 강도를 안 만났던게 ~
그래도 천만 다행이였네요
담담하게 쓰여있는 펌 글 에서도 긴박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id설인님의 댓글

id설인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슬프고도 다행이다라고  생각이 드네요~~~~ 조심들 하자구요 군데 문제는 심각그자체네 당분간 방필할때는 안전에 유의해야할듯~~~~

우그웨이님의 댓글

우그웨이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을텐데.. 다시는 기억하기 싫었을텐데 장문의 글로 위기사항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시고 앞으로 태어날 이쁜 아가를 봐서라도 좋은것만 기억하시고 추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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